기축 통화 개념과 종류, 가치
기축 통화는 전 세계 단위에서 국가 또는 기업이 재화(돈을 주고 살 수 있는 물건)와 서비스를 거래를 하거나 금융결제를 할 때, 기본이 되는 화폐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기축 통화에는 미국의 달러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달러의 패권을 위협하는 통화로 유럽 연합의 유로화, 일본의 엔화, 영국의 파운드, 독일의 마르크화, 그리고 최근 통화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 등이 있습니다.
기축 통화는 국제 거래에서 결제 수단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환율 결정에 기준이 되는 통화입니다. 만약 세계 모든 국가에서 어떠한 기축 통화도 없이 각각 다른 통화를 사용하면 어떠한 문제점이 발생할까요? 결제를 할 때마다 국가 간 화폐의 가치를 비교해야 하며 두 국가를 짝짓는 경우의 수만큼 환율의 가짓수가 생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 A, B, C 세 나라가 기축 통화 없이 금융결제를 할 때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림과 같이 각 국가 간 환율의 가짓수는 여러 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여기에 D 국가가 추가 되는 경우에는 환율의 가짓수는 종전보다 3개가 더 늘어나게 됩니다. 환율의 가짓수가 많아지면 금융거래에 있어 당연히 처리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고, 경제 규모를 확대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도 있습니다. 반면 하나의 기축 통화를 중심으로 외환거래를 하게 되면 비용을 절감하고, 경제 규모를 확대할 수 있 수 있습니다.
금본위체제 등장
국제 유동성은 세계 경제 전체 또는 각국의 경제에서 수입 또는 해외자산 구입 등 대외채무에 대한 결제를 위하여 필요한 화폐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서 석유를 사기 위해서는 달러가 필요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달러의 보유액이 평균 이상으로 많다면 국제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이야기하고, 반면에 부족하면 국제 유동성은 낮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국제 유동성은 즉 국제 결제를 위해 필요한 외국 통화의 보유액과 비율을 의미합니다. 국제 유동성에서 고려하는 외국 통화는 당연히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의미합니다.
기축 통화가 나오기 전에는 금이 국제 유동성의 역할을 했습니다. 이를 금본위체제라고 하며, 각 국가의 통화 가치는 나라마다 가지고 있는 금의 가치에 따라 고정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국가 간 통화의 교환 비율인 환율은 각 국가의 금의 보유량에 따라 자동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브레턴우즈 등장과 한계 | 닉슨 쇼크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국제 유동성으로 금 외에 달러화가 추가되어 ‘금 환 본위제’가 되었습니다. 이 체제는 1944년에 성립되었는데 미국의 중앙은행은 ‘금 태환 조항’에 따라 금 1온스와 35달러를 언제나 맞교환해 주어야 했습니다. 다른 국가들은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가치를 고정했고, 달러로 금을 매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환율은 경상 수지의 구조적 불균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1% 내에서의 변동만을 허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금에 그 가치가 고정된 달러는 35달러로 언제든지 금 1온스로 교환할 수 있는 고정환율의 형태를 띠게 되며 기축통화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기축 통화인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들 간 환율인 교차 환율은 아래 그림과 같이 자동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브레턴우즈 체제는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60년 트리핀 교수는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의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습니다. 경상수지는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값을 말합니다.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크면 ‘흑자’라 하고, 반대로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적으면 ‘적자’라고 합니다. 트린핀 교수는 “미국이 경상 수지의 적자를 허용하지 않아 국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리고 “적자 상태가 지속돼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준비 자산으로서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고정 환율 제도가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상적으로 화폐의 공급이 많아지면 해당 화폐의 가치는 낮아지게 됩니다. 트리핀 교수는 국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달러를 과잉 공급하면, 달러에 대한 가치가 낮아져 달러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1970년대 초에 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하고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며 미국의 금 준비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잉공급된 달러 만큼 금의 보유량 또한 늘어나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달러화의 금 태환 의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2가지밖에 없었습니다. 달러화의 가치를 내리는 평가절하,, 또는 달러화에 대한 타국의 통화 환율을 하락시켜 그 가치를 올리는 평가절상이었습니다..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전자의 방법인 ‘평가 절하’‘평가절하’를 취할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브레턴우즈의 규정상 35달러로 금 1온스를 무조건 바꿀 수 있다고 약속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은 방법은 후자인 ‘평가 절상’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미국과의 무역 거래에서 흑자 상태였던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적극적으로 평가절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은 상태에서 달러에 대한 해당국의 통화 가치를 평가 절상하게 되면 수출액이 감소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독일의 마르크화와 일본의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미국 달러에 대한 마르크화와 엔화가 평가 절상되면 종전보다 더 많은 달러로 교환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달러에 100엔이었는데 엔화가 평가절상되어 1달러를 얻기 위해 50엔만 필요한 경우, 종전에 비해 2배 더 많은 달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금 1온스를 얻기 위해서는 35달러만 있으면 되는데, 종전보다 더 많은 달러를 얻게 되면 구입 가능한 금의 양은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익을 기대하며 마르크화와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증가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환율의 변동의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고, 각국은 보유한 달러화를 대규모로 금으로 바꾸기를 원했습니다.
1971년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국으로 돌아섰으며, 미국의 금 보유액은 100억 달러인 반면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를 시작할 때와 비교하여 달러의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해외 보유 달러 액수는 800억 달러에 이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한정된 금의 보유량에 비해 늘어난 달러의 유동성 속에서 미국은 결국 1971년 달러화의 금 태환 정지를 선언한 닉슨 쇼크를 단행하며 달러의 가치는 하락하며 브레턴우즈 체제는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달러가 기축 통화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세계 단위의 거래에서 기축 통화가 가지는 편의성과 경제 교역망에서 달러가 가지는 위상이 높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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