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완결권과 미실행시 채무 불이행 및 손해 배상 여부

민법에서 계약에 따라 당사자에게는 채권과 채무가 발생합니다. 계약을 성립시킬 수 있는 권리인 '예약'의 종류에는 크게 채권을 발생시키는 예약과 예약완결권을 발생시키는 예약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약을 했지만 그대로 이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는 문제의 발생 원인이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것이라면 채무 불이행에 따른 책임을 져야하고, 상대방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을 해야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다루어 보겠습니다. 

예약완결권의 표지

 

채권이란?

채권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특정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특정 행위를 급부라고 하며, 특정 행위를 해주어야 할 의무를 채무라고 합니다. 즉 급부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특정 행위를 의미합니다.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면 채무가 소멸되는데 이를 변제라고 합니다. ‘특정 행위’인 급부는 보통 재화(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외의 내용인 경우도 있습니다.

 

 

예약이란?

민법에서 권리는 계약 없이 법률로 정해진 요건만 충족해도 발생하고, 대부분은 계약을 통해 효력이 발생합니다. 현재 재화나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면 됩니다. 또 미래에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얻기 위해서는 계약을 성립시킬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 법적인 관점에서 이를 ‘예약’이라고 하라고 합니다. 비행기표를 예약하다의 ‘예약’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법적 관점에서 사용하는 ‘예약’과 다른 개념으로 구분이 됩니다. 법적 관점에서 사용하는 예약은 당사자들이 합의한 내용대로 권리가 발생하는 계약의 한 종류로 취급하며, 재화나 서비스 제공에 관한 ‘본계약’을 성립시킬 수 있는 권리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비행기표를 예약 하는 것은 돈을 지불하고 승차권을 구입하는 것을 의미하며, 법적 관점에서는 엄연히 예약은 아니지만 계약에 해당이 됩니다. 왜냐하면 돈을 주고 미리 표를 구입하는 것은 권리를 발생시키는 계약을 성립시키는 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비행기에 탑승하는 권리를 행사하는 채권의 시점을 미래로 정해두는 계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약의 종류

예약의 종류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예약상 권리자가 가지는 권리의 법적 성질에 따라  ‘채권을 발생시키는 예약’과 ‘예약 완결권을 발생시키는 예약’이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예약상 권리자가 본계약 성립 요구를 하면 상대방이 승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분	채권을 발생시키는 예약	예약 완결권을 발생시키는 예약
예약상 급부	본 계약 승낙 청구권	없음
본계약상 급부	급식 대금 지급 청구권	식사 제공 청구권

예를 들어서 학교 급식 업체 공모에 여러 업체가 신청하였는데 심사를 통해 최종 A 업체가 선정되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업체의 경우, 예약상 권리자로서 학교 측에 본 계약 승낙을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급식을 제공하고 대금을 받기로 하는 본계약 체결을 학교에 요청할 수 있으며, 학교는 이에 응할 의무가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예약상 권리자가 본계약을 성립시키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만으로도 본계약이 성립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돌 기념행사를 위해 식당을 예약한 사람이 식당에 도착하여 예약 완결권을 행사한 경우, 곧바로 본계약이 성립하여 식사를 제공해 줄 것을 청구하는 채권이 발생하게 됩니다.

 

예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사례

예약에서 예약상의 급부나 본계약상의 급부가 이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급부가 이행되지 않아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원인이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 경우 채권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채무를 지게 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이 고의나 과실로 예약상 권리자가 가진 권리 실현을 방해했다면 예약상 권리자는 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법률에 의하면 누구든 고의나 과실에 의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고 그 행위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하여, 가해자는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돈으로 배상할 채무를 지기 때문이다. 다만 예약상 권리자에게 예약 상대방이나 방해자 중 누구라도 손해 배상을 하면 다른 한쪽의 배상 의무도 사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아래의 상황을 들어보겠습니다.

특별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 갑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을과 예약을 하여 행사 당일 오전 10시에 머리 손질을 받기로 했다. 갑이 시간에 맞춰 미용실을 방문하여 머리 손질을 요구했을 때 병이 이미 을에게 머리 손질을 받고 있었다. 갑이 예약해둔 시간에 병이 고의로 끼어들어 위법성이 있는 행위를 하여 갑은 오전 10시에 머리 손질을 받을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

위 상황에서 을의 과실이 있는 경우, 을은 갑에 대해 채무 불이행 책임이 있고 병은 갑에 대해 손해 배상 채무가 있습니다. 만약 을과 병중 한 사람이 갑에게 배상을 하면 남은 사람은 갑에 대한 채무가 사라지게 됩니다.  또 을에게 고의나 과실이 있는지 없는지 증명되지 않은 경우에도 을과 병은 모두 갑에게 손해 배상의 채무를 져야합니다. 이와 달리 을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을은 갑에게 손해배상의 채무가 없지만, 병은 갑이 입은 손해에 대해 금전으로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